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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리뷰/12월 서록서록

2024.12.07 서록서록 , 이별 그리고 만남

by 부지러너솜 2024.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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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는 어떤 것에 무뎌졌고, 왜 무뎌졌나요?

이별이라는 것에 무뎌진 것 같다.

 

회사원 시절 동료가 퇴사하면 나는 마음이 꽤 오랜 시간 아렸다.

매일 인사를 하던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는 사실이 아팠다.

그래서 동료가 떠나면 나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진 않을까 문 앞의 강아지처럼 기다렸다.

하지만 떠난 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에 나는 다시는 회사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다 다짐도 했었다.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다.

매일같이 보던 친구도 이제는 서로의 일상에 바빠

혹은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을 하며 서서히 멀어지기도 한다.

예전 같지 않은 나의 마음이, 그리고 친구의 마음이 슬프기도 서운하기도 했다.

그렇게 멀어진 공간에서 차가운 공기를 나는 그대로 느끼고 슬퍼했다.

 

연인 사이도 다름없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살 수 없을 것만 같던 날들이

함께 보내온 그리고 쌓아온 시간들이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했다.

어린 시절 나는 이별을 하면 내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파혼을 하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저 일상을 살아간다.

마치 그 사람이 내 인생에 없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과거의 나는 이렇게 다양한 상황에서 이별을 겪으면 마음이 참 아팠다.

그 사람이 없는 내 세상의 불확실성이 무서웠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누군가가 떠나면 공허함과 함께 빈자리가 영원히 남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누군가가 또 찾아온다는 것을.

 

떠나간 회사 동료의 빈자리는 또 다른 회사 동료로 채워졌다.

멀어진 친구의 자리는 또 다른 친구로 채워졌다.

헤어진 연인의 자리는 누군가를 위한 자리가 되었다.

 

그렇게 새로운 회사 동료와 난 둘도 없는 인연이 되었고

또 새롭게 찾아온 친구는 나에게 따뜻함을 주었고

헤어진 연인의 자리는 나에게 또 다른 세상의 기회를 열어주었다.

 

그저 그 시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그 시절이 끝나면 너무 아파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는 것

그렇게 나는 이별에 무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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